■10월 <방랑자>(아녜스 바르다, 1985)
재작년 10월에는 유럽을 대표하는 여성 감독 아녜스 바르다의 <방랑자>를 다뤘습니다.
<방랑자>는 이곳 저곳을 방랑하던 모나가 죽은 후, 여러 사람들의 기억을 통해 그녀의 발자취가 재구성되는 작품입니다.
<방랑자>에 투영된, 아녜스 바르다 특유의 '씨네크리튀르'(영화 글쓰기) 개념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원형적 구조, 즉 "갔다가 돌아오는 과정에서 성장한다."는 '오디세우스적' 서사에 비춰볼 때, <방랑자>의 모나의 여정이 가진 특이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를 위해 《율리시스》,《필경사 바틀비》, <소공녀>(2018) <노매드랜드>(2020) 등 '오디세우스적' 특성을 갖지 않는 문학, 영화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철학자 마이클 마더의 '식물적 자유', 발전과 성장을 거부하고 시들어버리는 '식물적 자아'의 개념을 빌려
코로나, 기후위기 시대에 <방랑자>가 가진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3월 <올리브 나무 사이로>(압바스 키아로스타미, 1994)
작년 3월에는 이란 감독으로서 현대 영화 언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올리브 나무 사이로>를 다뤘습니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와 함께 키아로스타미의 지그재그 3부작(지그재그로 연결되는 작품들)으로 꼽히는 작품입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는 픽션과 실재의 모호한 경계를 통해, 현실을 재현하는 영화가 아니라 영화 자체를 하나의 현실로 만들어온 작가인데요.
<올리브 나무 사이로>에서도 실재의 층위, 영화 속 현실, 영화 속 영화라는 세개의 레이어가 존재합니다.
그의 독창적 영화 언어가 지그재그 3부작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올리브 나무 사이로>를 중심으로 살펴봤습니다.
■4월 <하나 그리고 둘>(에드워드 양, 2000)
작년 4월에는 대만의 거장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을 다뤘습니다.
에드워드 양의 영화는 대만 사회의 특수한 장소, 사람, 시대의 공기를 통해 우리네 삶과 세계의 보편적 담론을 길어올립니다.
<하나 그리고 둘>역시 한 가족의 미시적 일상을 통해 개인과 사회의 관계,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등의 보편적 화두를 통찰합니다.
장편 데뷔작 <해탄적일천>부터 유작 <하나 그리고 둘>까지, 그의 작품들을 이해하기 위한 역사적 배경, 특히 대만의 근현대사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하나 그리고 둘>에서 창문, 액자, 거울 등 '이차 프레임'(프레임 속의 프레임)이 표현하는 의미들, 생로병사, 날씨, 식물의 자람 등
순환성과 잠재성이 내포된 이미지들이 어떤 의미를 형상화 하는지 등 작품을 다채롭게 분석하고 해석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6월 <내 어머니의 모든 것>(페드로 알모도바르, 2000)
작년 6월에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을 다뤘습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사고로 아들을 잃은 마누엘라가 바르셀로나에서 옛 친구들을 만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해가는 과정을 다룬 작품입니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서>에서 알모도바르의 고유한 미장셴은 사랑과 치유라는 보편적 주제의식으로 형상화됩니다.
테네시 윌리엄스의 희곡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조셉 L.맨키위즈 감독의 영화 <이브의 모든 것> 등
<내 어머니의 모든 것>에 반영된 여러 텍스트들을 살펴봤습니다.
성소수자, 트랜스젠더, 에이즈 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품고 연대하는 마누엘라의 사랑을 통해 에로스와 아가페라는 사랑의 두 속성을 살펴봤고
마누엘라가 어떻게 아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아픔을 치유할 수 있었는지 프로이트와 데리다의 애도론을 빌려 이야기해봤습니다.
■8월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스티븐 프리어스, 1985)
작년 8월에는 영국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를 다뤘습니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1985)는 영국 사회에 정착하려 고군분투하는 파키스탄 이민 1세대와 2세대의 삶과 사랑을 통해
대처 통치하의 80년대 영국 사회를, 계급, 인종, 성정체성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축이 뒤얽힌 시대의 초상을, 입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의 배경에 깔려 있는 사회, 문화적 배경, 특히 대처리즘과 인종적 위계가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에 내포돼 있는 계급, 인종, 젠더, 성적 지향의 갈등축에 따라 인물들이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들을 이야기했습니다.
■10월 <숏 컷>(로버트 알트만, 1993)
작년 10월에는 뉴아메리칸 시네마를 상징하는 감독 로버트 알트만의 <숏 컷>을 다뤘습니다.
<숏 컷>은 LA에 사는 22명의 군상들이 얽히고 설키는 과정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와 부조리를 말하는 블랙코미디 입니다.
초기영화, 서사영화, 모더니즘 영화, 포스트 모더니즘 영화라는 영화사적 맥락에서 '뉴아메리칸 시네마'가 어떤 영화 사조인지,
로버트 알트만이 그 흐름에서 어떤 의미를 가진 감독인지를 알아봤습니다.
그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다중플롯'이 <숏 컷>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도 이야기했습니다.
<숏 컷>은 현대 단편의 대가인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 9편과 산문시 1편을 각색해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문학 작품을 각색한 영화들, 가령 데이비드 린의 <위대한 유산>(1946), 마를린 호리스의 <댈러웨이 부인>(1997), 구로사와 아키라의 <란>(1985) 등과 비교해
<숏 컷>에서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이 어떻게 창의적으로 각색됐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12월 <겨울 이야기>(에릭 로메르, 1992)
작년 12월에는 프랑스 감독 에릭 로메르의 <겨울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겨울 이야기>는 운명적 사랑을 나눴던 연인을 잊지 못하는 여성 펠레시의 마음의 궤적을 통해
우리가 삶에서 어떻게 중요한 선택을 내리는지, 삶의 신비란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파스칼, 몽테뉴 등 프랑스의 '모럴리스트' 전통의 측면에서 에릭 로메르의 작품 세계를 이야기 했습니다.
'파스칼의 내기', '플라톤의 상기', '성 베르나데트 수녀' 등 <겨울 이야기>를 감상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은 배경 지식들을 정리해서 살펴봤습니다.
에릭 로메르의 대표작인 <모드 집에서의 하룻밤>(1969)과 <겨울 이야기>가 대칭되는 측면, 차이를 갖는 지점들도 살펴봤습니다.
<겨울 이야기>에서 신화, 종교, 철학, 문학의 관점에 따라 사랑이 어떻게 변주되는지,
'자유와 필연성' 이라는 서양 철학의 주제가 어떻게 탐구되고 있는지도 이야기했습니다.
■2월 <안토니아스 라인>(마를린 고리스, 1995)
올해 2월에는 유럽 여성주의를 대표하는, 네덜란드 감독 마를린 고리스의 <안토니아스 라인>을 다뤘습니다.
<안토니아스 라인>은 안토니아스 모계 가족의 4대에 걸친 삶을 조명한 작품입니다.
마를린 고리스가 국내에서 다소 생소한 작가인만큼 필모그래피를 중심으로 그녀의 영화 세계를 살펴봤습니다.
안토니아의 삶의 태도가 당대의 가부장주의, 기독교적 가치와 어떤 지점에서 대립됐는지,
특히 그녀의 생명력과 활력이 전쟁(네덜란드는 2차대전 당시 나치의 지배를 받았습니다.)이후 크룩 핑거로 상징되는 염세주의 철학을 어떻게 극복해냈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또한 여성주의 이론가 리사 바라잇서가 제시한 '되지 않는 시간'(unbecoming time) 개념을 통해
<안토니아스 라인>이 제시하는 돌봄과 머뭄의 대안적 가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4월 <결혼 피로연>(이안, 1993)
올해 4월에는 대만 감독 이안의 <결혼 피로연>을 다뤘습니다.
<결혼 피로연>은 뉴욕에서 동성 애인과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웨이퉁에게, 결혼을 종용하는 대만의 부모님이 찾아오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작품입니다.
중국의 거장 지아장커는 중화권 영화의 세 방향을 정립한 작가로 에드워드 양과 왕가위 그리고 이안을 꼽았는데요.
에드워드 양, 왕가위와 비교해 이안의 영화 세계가 지닌 특성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리고 이안 감독의 가족사적 배경이 그의 초기 영화들인 '아버지 3부작'(<쿵후 선생>, <음식 남녀>, <결혼 피로연>)에 어떻게 투영됐는지를 살펴봤습니다.
또한 '문화의 혼종성'이라는 개념을 통해 <결혼 피로연>에 내포된 여러 갈등들, 전통과 서구적 가치 사이의 갈등, 세대간 갈등, 성적 정체성에 관한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고 어떻게 해소되는지를 이야기했습니다.
[10월에 다룰 영화는 무엇인가요?]
10월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1982)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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