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한준희 감독은 지옥 같은 공동작업으로 입문하였습니다.

ind 1 518 2023.07.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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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의 류승완 감독처럼 <DP>의 한준희 감독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난 독립영화워크숍을 참여하여 16mm 필름작업까지 수료하였습니다.

이후 본인의 영화적 적성을 확인하고 서울지역의 4년제 대학 영화과에 진학하였다가 1년 만에 자퇴하고 영화산업 현장의 막내 스탭으로 시작하면서 나름대로 단편영화를 제작 연출하며 끊임없이 장편 시나리오에 응모하여 수많은 낙선과 좌절을 겪으면서 도전에 재 도전으로 포기하지 않고 계속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물안 개구리로 안주하지 않기 위하여 같은 세대의 영화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여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고 그 노력의 결과가 <DP>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의 주최로 <청소년 영화인에서 DP 감독이 되기까지> 한준희 감독의 특강 http://naver.me/SKdcCG6A 으로 참여한 독립영화워크숍 참여 회원들의 강의 평가 중에서 일부를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https://cafe.naver.com/inde1990 의 201기 강의 실습평가 게시판에서


<청소년 영화인에서 DP 감독이 되기까지> 한준희 감독의 특강

1. 오늘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여 주세요.

- 재능에 관해서

감독님께서 재능에 대한 고민을 하셨다는 점에서 사실 이해는 안 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항상 그 '재능'이라는 것, '내가 영화분야에 몸을 담가도 되는 사람인가'에 대해 27년간 고민하고 걱정했던 학생으로서 감독님의 '재능'에 관한 말씀은 너무 공감이 많이 갔으며 자존감이 떨어질 수 있는 순간마다 자신을 다독이며 앞으로 계속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방법에 대한 감독님의 오랜 경험과 고찰은 이제 막 한 걸음을 더딘 학생인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10000 scene 작성하기에 관한 말씀

'나는 왜 이토록 시나리오를 못 쓰는가, 시놉시스나 트리트먼트를 못 쓰는가'에 대한 고민에 대해서 이런 고민과 걱정 자체에 대해 부끄러워진 순간이었습니다. 장편 시나리오 하나도 제대로 써보지 않았으면서 노력도 제대로 못하고 이런 걱정을 한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 '영화는 공동작업'이라는 점에 관한 말씀

감독님께서 다른 영화 스태프분들, 감독님분들, 배우분들을 바라보시는 애티튜드에 대해서도 한 번 더 느꼈습니다. 감독님의 이에 관한 말씀이 더욱 감독님을 존경스럽게 제 롤모델로 존경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제 마음 속에 잘못 인식하고 있었던 과연 연출자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에 대해서도 반성도 하게 되었습니다.

-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를 기획하실 때 어떤 부분을 항상 염두하고 어떤 부분을 말하고자 했는지에 대한 말씀

기획은 이렇게 해야 하구나 라는 하나의 바이블, 교과서 같은 말씀 같았습니다.

기획서를 쓰고 시나리오를 쓰는 것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제 조금은 방법을 알 것 같습니다.

물론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말씀하시려고 해주신 이야기는 아니시겠지만 제게는 한줄기 빛이 된 말씀이었습니다.

-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매우 강렬하다는 말씀

이 말씀을 해주셨을 때 진짜 마음에 와닿았는데 그리고 머릿 속에 사실 저도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면서도

매우 강렬할 것 같은 이야기들이 머릿 속에서 순간 스쳤습니다.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은 정말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 제 마음 속 꽁꽁 싸매두고 있는 일들이라 꺼내는 게 쉽지 않다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이 이야기가 세상에 강하게 주장하고 말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들을 극복하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도 "이거 이야기 감독 얘기 아니야?"라는 말을 가장 두려워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 이번 강의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영화 분야를 진로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영화인으로서의 태도, 시나리오에 대한 태도, 나아가야 하는 길 등 너무 많은 것들에 대해서 배웠습니다!

3. 강의 내용 가운데 이해가 안 되는 점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4. 수업과 관련하여 담당 강사에게 추가 질문할 사항은?

사실 질문 드리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질문이 무례한 질문일 것 같아서 못 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이면서 '이거 혹시 감독 얘기 아니야?'라는 관객의 말이 두려울 때

그것을 극복하면서도 글을 써내려갈 수 있는 방법이 궁금했는데 이 질문 자체가

좀 무례한 것 같았어요..

저도 감독님이 세상에 말하고 싶었던 주제이셨던 만큼 세상에 필요한 주제라고 생각한 그런 이야기가 있었거든요..!

5. 수업과 관련하여 진행 조교에게 건의할 사항은?

이렇게 유익하고 의미있는 한준희 감독님의 강연에 참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6. 수업과 관련하여 동기들에게 하고 싶은 의견은?

끝까지 함께 화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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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ind 2023.07.21 11:59
https://cafe.naver.com/inde1990 의 201기 강의 실습평가 게시판에서

<청소년 영화인에서 DP 감독이 되기까지> 한준희 감독의 특강

1. 오늘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여 주세요.

특강의 전체 내용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들었던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활인, 직업인으로서 영화를 바라보는 태도였던 것 같다. 시작에 앞서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한 차례 지나간 뒤, 한준희 감독이 마이크를 들고 입을 열기 시작한다. 사실 ‘재능’이라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아주 덤덤한 말투였다.

누구나 처음 영화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이 있다. 아마도 그건 ‘예술’로서 영화를 바라보는 태도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 시기를 거치면서 분명 이러한 태도에 대해 스스로 돌아봐야 할 시기가 올 지도 모른다. 물론 영화는 영원히 예술일 것이다. 하지만 각자 짊어져야 할 삶이 있는 우리 모두가 순교자가 될 수는 없다. 상업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건 아마도 제도와 산업 안에서 드디어 마땅한 직업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과연 언젠가 다가올 그 순간 나는 여전히 예술로서의 영화를 꿈꾸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는 내게 아주 오래 전부터 두렵게 느껴지는 질문이었다.

‘직업’‘예술’인 혹은 ‘예술’‘노동’자. 이런 단어들을 접할 때면 나는 항상 마음이 복잡해진다. 세상에 이런 모순이 또 없을 것 같다가도, 한편으로는 이 모순 속에 내 살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도대체 이런 단어들을 내 삶 속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의외로 한준희 감독은 강의 내내 독립영화워크숍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꺼냈다. 워크숍 과정을 거치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지켜갈 어떤 태도를 배웠다고 말한다. 영화라는 것은 결국 ‘함께’ 만들 수 밖에 없다는 것. 나 또한 이러한 워크숍의 정신은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직접 겪어보니 공감하지 못할 때가 많다. 좋은 취지라는 것은 알지만, 정말이지 꽁꽁 묶인 듯이 답답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내 마음대로 표현을 해내기에는 설득하고, 회유해야 할 워크숍 회원 친구들이 참으로 만만치가 않다. ‘직업’이라는 것은 결국 내 자신이 전체의 일부가 되어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고, 마땅한 보수를 받는 일이라는 것을 점차 깨닫는 중이다.

앞서 한준희 감독이 말한 ‘재능’은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말. 어쩐지 나는 이 말의 의미를 얼핏 알 것 같기도 하다. 산업 안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직업’을 가진다는 것. 또 그것은 전체 안에서 일부가 된다는 것. “우리 지금 죽자살자 ‘일’을 하고 있는데 어디서 ‘재능’ 타령이니?” 대충 이런 꾸짖음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기도 하다. 약간의 부끄러움을 느끼는 도중, 여기서 문득 한 가지가 또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내가 사랑에 빠졌던 ‘그 영화’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거지? 빛나는 재능으로, 빛나는 영화를 만들던 그 양반들은 대체 뭘까? 아마 이 질문은 내가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며 계속해서 거듭해야 할 물음인 것 같다.

나는 한준희 감독에게 묻고 싶은 질문으로 이것을 적었다. ‘두번째 작 <뺑반> 이후의 삶은 어떠했는지?’ 사실 나는 이 질문이 그를 곤란하게 만들까 조금 걱정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그는 아주 의연한 태도로 답변을 해주었다. “조금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그래도 일이 하나 끝났으니 다시 또 다른 일을 시작할 준비를 해야 했다고.” 그렇게 그는 워드 창에 또 한 번 S#1을 적었다고 한다. 한 ‘직업인’에게 위대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 밖에도 기억에 남는 말들이 있다. 좌절은 어쩔 수 없이 그냥 안고 갈 수 밖에 없다는 말. 또 직장인이 아침에 회사 가기 싫은 것처럼 자신도 아침에 촬영 현장에 가기 싫다는 말 등. 곱O을 수 있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들었다. 예전에 어느 베테랑 감독이 촬영 현장이 너무 두려워 출근 도중에 구토를 하면서 끝내 도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결국 영화라는 일이 내가 오랫동안 몸 담았던 직장 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 멋대로 한 가지 희망만은 계속해서 품으리라 마음 먹는다. 출근과 근무 그리고 퇴근. 그 이상의 무언가가 분명히 있으리라.

- 이하 생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