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만드는 것 자체가 공동작업’

inde1990@naver.… 1 118 11.27 11:55


<201기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을 ‘공동작업’으로 마치면서>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 201기 지O

고등학교 1학년 때쯤부터 영화연출이 꿈이었던 나는 자의적으로든 타의적으로든 다양한 이유로 영화과에 가지 못한 설움이 항상 있었다. 그런 설움을 가지고 살아오면서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독립영화제작동아리에 계속 문을 두드렸고 한 교육기관에서 영화 연출 수업을 듣기도 했고 같은 대학교 사람들을 모아 영화 제작 동아리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노력 끝에는 더욱 큰 막막함과 답답함만 쌓여갈 뿐이었다. 연출의 응용을 하기 전에 기본적인 부분도 알지 못한 채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니 더 막막해졌고 오히려 배움에 대한 갈증은 더 커져만 갔었다.

정확한 해는 기억은 안 나지만 약 6년 전쯤 2016년쯤에 독립영화협의회 독립영화워크숍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서울극장 안에 있는 인디스페이스로 독립영화를 보러 가다가 영화 포스터들 거치대에 함께 꽂혀있던 홍보 팸플릿을 보게 되고 그 종이를 잘 간직해서 집에 가져왔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서울지역 영화 교육 허브센터 홈페이지도 알게 되었다. 60만원대 ~ 80만원대의 참여비가 대학생이었던 나에게는 큰 돈이었기에 언젠가 추후에 꼭 참여하겠다는 마음으로 미루고 미루다가 201기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참여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독립영화워크숍 201기 참여회원이 되었다. 서로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다른 사람 다섯이서 팀프로젝트를 하는 것에서 당연히 의사소통도 힘들고 인간관계도 합의를 도출하는 것도 힘들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기에 팀원과의 팀프로젝트의 어려움은 별로 없었다. 또한 참여회원 본인의 전공 특성상, 그리고 현실에 타협하여 오랫 동안 준비해오던 직무까지도 언제나 서로 물어 뜯고 경쟁하는 피 튀기는 팀프로젝트의 연속이었기에 회원 개인은 팀프로젝트의 스트레스는 없었다. 그리고 원래 영화 작업이라는 것이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고 부대끼며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오롯이 ‘공동작업’이라는 측면이 배움에 있어서 매우 공정한 기회를 주시는 것으로 느껴져서 큰 만족을 했던 것 같다. 다른 교육기관에서 영화 연출과 촬영을 배우고 영화 한 편을 직접 찍어보는 프로그램을 수강한 적이 있었는데 시놉시스 피칭을 통해 한 사람이 시나리오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가지고 메인 연출을 맡는 시스템이었다. 그래서 열 명 중 한 명으로 뽑히기 당연히 어려우니 나의 시놉시스는 뽑히지 못했고 연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고 싶었던 나는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독립영화워크숍은 모두에게 연출과 촬영이라는 주요 역할의 기회가 왔기에 연출을 직접 해보면서 경험으로써 배울 수 있었다. 직접 해보았을 때서야 어떤 부분에서 부족한지 알 수 있었다.

독립영화워크숍의 공동작업이 공정한 기회와 배움의 기회가 온다는 점 이외에도 공동작업 과정을 통해 자기객관화와 자기반성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이만 하면 됐어’라던지, 지금의 나의 시놉시스, 트리트먼트, 시나리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평가와 모두와의 회의, 비판의 과정, 나를 되돌아보는 반성의 시간을 통해 안주하지 않고 계속 나 자신과 나로부터 나온 창작물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힘이 키워졌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영화 만드는 것 자체가 공동작업’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것을 배워갈 수 있었다. 연출팀도 연출팀 내에서의 합의, 또 연출팀에서의 합의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출팀에서 도출해낸 결론에 대해서도 촬영팀과의 합의 등 끊임없는 합의와 소통의 결과물이 영화라는 아주 본질적이면서도 워크숍에서 배우지 않았다면 배우지 못했을지도 모르는 이 지점을 독립영화워크숍의 공동작업을 통해 뼈저리게 배웠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연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했던 지난날들의 막막함과 갈증이 많이 해소 된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미루지 말고 최대한 빨리 더 어렸을 때 참여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후회도 다소 남는다.

끝으로, 1차와 2차 실습을 하면서 많이 부족한데도 답답해하지 않고 많이 알려주면서 함께 해주었던 동기 팀원분들에게 많이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리고 이러한 좋은 프로그램을 코로나 등으로 인한 재정난에도 계속 이어 나가주시고 저희 201기 참여 회원들에게 하나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하시고 본질적인 것을 계속 가르쳐주셨던 O선생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지난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으로 공개된 https://cafe.naver.com/inde1990 에서 퍼온 글입니다.

댓글

inde1990@naver.… 12.06 09:07
"독립영화워크숍"의 공동작업 입문과정은 수평적 역할과 적극성을 서로 요구하기 때문에 책임지는 공동작업 과정을 통하여 영화제작에 관한 자기 적성과 한계에서 가능성 여부를 실습과정으로 확인하므로 영화에 관한 환상에서 벗어나서 관객으로 남을지 아니면 이후 험난한 영화작업에서 자신이 직접 주체적 참여로 영화작업의 역할을 이해하고 전망하는 과정입니다.

물론, 누구나 영화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아무나 영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의 참여는 그냥 신청하는 것도 그렇다고 사전에 심사 선발하지도 않습니다. 공개설명회를 의무적으로 참석하고 그 다음날까지 책임있게 참여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독립영화워크숍의 참여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10시부터 18시까지 거의 휴일을 제외하고 수업과 과제와 제작실습으로 전력투구하여 자기 역할을 책임지고 평가하여야 합니다. 참여 회비의 집행 예산 내역을 10원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예비 영화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으로 수익이 목적은 아닙니다. 또한 독립영화워크숍 입문과정의 공동작업으로 수료를 인정받는 것도 어렵습니다. 그동안 교육과 실습과정에서 개인 본인의 생산한 글이 최소한 185쪽 이상 되어야 수료인 것입니다. 영화전공으로 4년을 투자하고 적성이 없음에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비전공으로 독립영화워크숍 공동작업 입문과정으로 13주를 전력 투여하고 포기하거나 그 다음을 전망하는 것은 가성비?가 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