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21의 모순된 행보

zzanga055 0 246 04.11 10:58

안녕하세요,

양질의 컨텐츠와 성실한 연재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씨네 21의 2년차 구독자로 이번 호를 보고 의문이 들고 일종의 억하심정까지 생겨 이렇게 글을 씁니다.씨네 21은 오랜 시간에 거쳐 미투 운동에 대한 지지와 영화계 내 성폭력 근절에 앞장서왔습니다. 저 역시 대한민국의 여성으로서, 씨네 21의 행보에 연대감을 느꼈고 시대의 흐름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잡지를 구독하고 있다는 소비의 즐거움과 자부심까지 느꼈습니다.

때문에, 이번 호 표지를 보고 더욱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진욱 배우는 (잘 알고 계시겠지만) 2016년 성폭행 혐의로 고소되었고, 경찰 출두에서 '무고는 정말 큰 죄'라고 만인 앞에 떠벌려 대중의 이목을 끌었습니다.결국 이진욱 배우는 무혐의로 풀려났고, 무고로 고소된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역시 무죄 판결을 받으며 사건의 판결은 회색지대에 머물렀지만, 여전히 피해자는 인터넷과 오프라인에서 '무고죄로 고소당한 꽃뱀'의 예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미투 운동의 핵심 중 하나는 여성이 성범죄의 피해자가 되었을 때, 이를 사법기관에 알리고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범죄와 처벌이라는, 이토록 당연한 인과관계를 막는 주요한 방해물 중 하나가 무고죄입니다.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제대로된 무고죄 수사 절차 역시 마련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무고죄 고소에 대한 위협은 피해자들을 위축시킵니다. 이는 성폭력사건에 대한 처벌을 방해하며, 결국 성범죄 만연화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이진욱 배우는 자신의 성범죄 사실에 앞서 무고죄를 피력하여  피해여성들에게  '꽃뱀' 프레임을 각인하고 강화한 데에 일조하였습니다.


이 모든 사실은 전혀 새롭지 않습니다. 씨네 21에게도 이는 역시 충분히 접해본 이야기이며, 추론 가능한 영역 내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굳이 이진욱 배우를 표지 모델로, "이진욱 앞에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라는 코멘트를 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이와 동시에, 진선미 의원과의 인터뷰를 실으며 미투 운동 지지의사를 계속해서 표명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하나만 해주셨음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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