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이메일

richviolet 0 3,650 2014.04.09 10:27
운 좋게 시사회 당첨이 됬고, 최근 인디영화, 독립영화등을 보며 좋은 느낌이었어서 기대하고 정말 오랫만에 서울극장을 갔습니다.
친절하게 원하는 좌석에 티켓도 배부시간 조금전이었는데 미리 주셔서 간단한 저녁이었지만 편하게 식사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까지 사고 영화관람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여서 부담없이 보기시작했는데 (특히 가족다큐멘터리는 내가 왜 저분들의 개인 가족사를 굳이 영화로 봐야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에 어쩔수 없었던 우리나라의 아픈과거사가 흑백화면들과 사진으로 보여지고 감독님의 아버님이 그 아픔을 그대로 안고 지내신 모습이 마음 아팠습니다.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위해 해외로 일하러 가시고 가족들을 위해 계속 일을 찾으시며 외국으로 나가시려고 했던 마음이 이해가 됬습니다.
제일 가까이서 그런 모습을 지켜보고 이유도 정확히 모르고 힘든 시간을 보낸 가족들의 과거도 참 아팠습니다.
여러 어려움과 고통속에서도 자식들 세남매를 위해 결혼 후 30대 초반까지도 학교교사를 하셨었던 어머니가 아버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려워진 현실 생활을 위해 과일장사까지 하셨던 희생에, 시간과 역사의 흐름속에 그렇게 하는게 당연한걸로 생각하고 사셨다는 말씀에, 죄송스럽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희생과 사랑의 시간들이 그래도 자식들을 공부하게 하고 본인들이 지향하는 길을 갈 수 있게금 발판이 되어주신거였습니다...
시간이 지나 이해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모습을 몇년전 막내딸에게 보낸 40여통의 이메일로 퍼즐맞추듯 기억해가는 시간이 소중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남편과 함께 봤지만 부모님과 보신분들은 더 마음이 아프셨을 거 같고 영화 상영전과 상영후 부모님과 오신분들에 대해 사진촬영과 여러 이벤트들이 좋은 추억이 될 거 같습니다.
제 주위에도 이북에서 내려오셔서 자수성가하신분도 계시고, 또 들은 얘기로 열심히 감독님의 아버지처럼 살아가기위해 노력하셨으나 여러 문제로 현재는 어려워지신분들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분들이 "아버지의 이메일" 영화를 보신다면...영화 후반부에 당황스러울 정도로의 큰소리의 흐느낌이 몇번 있었었는데,그렇게 토로하시면서 위로가 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다음주와 다 다음주에도 계속 시사회가 있는걸로 안내해주셨는데, 많은 분들이 조용하지만 큰 위로가 되는 시간되면 좋겠습니다.
저시대의 저런 어려운 상황도 아니고 그 시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좋아진?? 세상이지만... 팍팍하고 힘든 현실에서 그래도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꿋꿋하게 참고 일하고 있는 저희에게도 감사하고 서로 배려하고 사랑하면서 잘 살아가야된다는 평범하고도 어려운 제안을 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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