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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변하고 있다
요즘 따라, 뭔가 이상했다.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순히 내가 곧 병장 진급할 시기가 와서가 아니다.
부대에서 이제 진짜 상병으로 인정받기 시작해서도 아니다.
…로렌 때문이다.
그녀가 뭔가를 생각하고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번엔,
그게 우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감이 안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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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 수 없는 대화
그날도 평소처럼 옥상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별거 없는 일상이었다.
적어도, 그녀가 입을 열기 전까지는.
"You ever think about what comes next?"
(가끔 그 생각 안 해? 다음엔 뭐 할지?)
나는 고개를 돌려 로렌을 봤다.
"Next?"
(다음?)
"Yeah. After this. After the Army."
(응. 이거 끝나고, 군대 끝나면.)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왜냐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으니까.
"I mean... I’ll finish my service, go back to school in Korea."
(나는 뭐… 전역하면 다시 한국에서 대학 마저 다니겠지.)
로렌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And I guess I’ll… have to decide soon."
(그리고 나는… 곧 결정을 내려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