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속도 시사회 후기

영화허세 0 637 2021.11.10 22:13
11월4일 관람

그들에게선 행복하다 느낌이 묻어나지도 않고, 삶에 대한 만족이 보여지지도 않는다.
일을 쉬는 반년동안의 수입원에 대해 걱정하고, 없어질지도 모를 미래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자녀의 양육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다.
하지만 그들은 궂은 날씨에 불평하지도 않고, 무거워지는 짐 무게에 피하지도 않고, 짐을 지는 일에 게을리하지도 않는다.
다만 쌓인 눈을 치우고 폭우속엔 더 천천히 조심조심 걸어가고, 짐을 받은 이가 건네는 음료 한잔에 감사해 할 뿐이다.

제목이 왜 '행복의 속도'일까? 걷는 직업이라서? 관광객은 못 느끼는, 매일 매일 그 길을 오가기에 예민하게 자연의 변화를 느끼는 봇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알 것도 같지만...

감정변화가 거의 없고 예쁘게 풍경을 사진에 담고, 웃을땐 수줍고 편안한 기운이 전해지는
이가라시,
좀 더 적극적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봇카'의 영역확대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왠지 불안불안한 이시타카 .
두 사람의 다른 생각과 행보를 보며
아들이 찍은 사진을 보며 소녀처럼 좋아하고 가 보고 싶다 말하는 이가라시 어머니,
자식의 불안정한 장래를 걱정함은 진심이지만 수입이 없어졌을 때를 굳이 상기시키는 이시타카의 부모님(배우자의 부모님인지?)이 겹쳐진다.
누가 옳으냐 누가 더 나으냐는 없다.

사는 게 어떤 것일까를 생각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오제 국립공원 습지의 풍경에 힐링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영화다. 생각은 천천히 해도 좋다.

국립공원 산장까지 짐을 배달해 주는 일본인 '봇카'들이 주인공이지만 감독은 한국인이다.
심심한 다큐를 2시간동안 견딜수 있다면 만족스러운 영화.
11/18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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