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극장에서 벤허 필름 상영회를 한다고 해서 다녀왔습니다 :)
고전 명작이라는 말만 많이 들었을 뿐이지 긴 러닝타임 때문에 볼 염두가 나지 않았었는데 좋은 기회다 싶어서 다녀오게 되었죠. 중간에 인터미션이 있을 정도로, 영화가 정말 길더라구요.. 2시에 들어갔는데 5시 40분은 훌쩍 넘겨서 끝났으니..허허 게다가 필름상영인지라 오래된 티가 팍팍 났고, 자막이나 화질, 음질 상태가 좋지 않아서 초반에 괴로웠는데 계속 보다보니 익숙해져서 그것도 나름 괜찮다 싶더라구요. 오랜만에 비디오감성 같은 게 느껴졌다고나 할까..지지직 거리고 소리가 웅웅거리는 게 운치있더라구요 ㅋㅋ
일말의 스포도 허용하고 싶지 않아서, 아무 정보 없이 보러 갔는데 저는 벤 허가 뭔가 했어요. 어떤 대명사 같기는 한데 그게 뭐지? 싶었는데 주인공 이름이더라구요. "쥬다 벤허"의 일대기, 그리고 기독교적인 교훈을 주는 영화였는데 쥬다라길래.. "아 이거 유다 이야기인가?"라고 생각했더니만 그것도 아니더라구요. 당시 로마의 지배를 받던 유태인의 고통, 그 속에서 크나큰 고통을 받으며 부와 지위를 한순간 잃어버린 쥬다 벤허. 그리고 그가 재기하고 복수한 후 선에 의해 구원받는 일대기가 그려져있는 영화였습니다.
방대한 내용도 재미있었지만, 쥬다 벤허 연기를 한 배우는 당시 아놀드 슈왈제네거처럼 근육남의 대명사였다는데 그 주인공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구요. CG로 표현해내는 요새 영화와는 다른 멋이 있었습니다. 공장으로 만든 옷과는 다른 수작업으로 만든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요.. 그 생동감은 참 대단하더라구요. 전차 씬이 있는데, 그 장면에 압도당해서 달리는 씬이 15분이나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긴 줄도 모르고 몰입해서 봤어요. 알고 보니 찍는 데만 장장 3개월이 걸렸고 이 영화를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고 하더라구요. 그만한 스케일, 그 당시 이런 영화를 찍었다는 것 자체가 기념비적이고 그것 하나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줄 만한 영화였습니다. 그 시대 영화에서밖에 맛볼 수 없는 감정선과 뉘앙스가 있었어요. 생동감이 정말 장난 아니더라구요. 스토리만 보자면 개연성이 좀 부족했지만 스케일 하나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충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