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차왕 엄복동

macabryo 0 1,078 2019.02.22 16:59

나름 기대하고 관람했는데 너무나 어설프고 얼탱이 없어 피가 거꾸로 솟을 지경이었다.

설마 했는데 포스터에서부터 풍기는 어색한 부조화의 스멜이 본편의 실제 분위기일 줄이야...

포스터를 참 센스없이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고나니 <자전차왕 엄복동>의 포스터야말로 영화를 함축적으로 굉장히 잘 표현한 걸작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개봉 전 인터뷰 내용을 보면 재미와 감동은 물론, 3.1운동 100주년이라는 시기와 맞물린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했다고 <자전차왕 엄복동>의 제작 의도를 드러냈지만 실상은 그 어떠한 의도도 성공시키지 못한 결과물을 낳고 말았다.

구멍이 숭숭 뚫린 이야기, 뜬금없이 튀어나오는 무리수의 남발, 개연성을 포기한 편집, 안쓰러운 CG...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나름 스포츠 영화로 영화 속 경주 장면은 분명 영화의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막상 보면 박진감은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심지어 속도를 겨루는 자전차 경주에 속도감조차 느껴지질 않는다.
경기 장면의 뒷배경으로 깔린 조악한 CG가 원인 같기는 하지만 이런 장면을 "역동적"이란 수식어로 홍보를 한다는 것은 관객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겠다는 얘기밖에 안된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뜻밖에 화려한 캐스팅을 포진시켰는데 주연 배우들의 연기는 그렇다 쳐도 대다수의 조단역 배우들은 하나같이 “뽀뽀뽀” 인형탈 마냥 지나치게 과장된 연기로 불쾌감이 들 정도인데 한,두명이 문제가 아니고 단체로 이 지경이라면 이건 배우 개개인의 연기력이 아니라 이런 연기를 지시한 연출의 문제라고 봐야겠다.

덧붙여 감각 없는 사람이 코미디를 쓰면 영화가 어떻게 망가 지는지 알수 있는 좋은 샘플이기도 했다.

그리고 대체 그 게이샤(?)는 뉘시길래 그렇게 권력가들 사이에서 막후정치를 벌이고 있는거지?

막판에는 어처구니없게도 엄복동의 자전차 경주가 3.1운동의 시발점인냥 은근슬쩍 연결 지으려 하는데 이는 마치 북한 김일성의 "솔방울 수류탄"설화와 비견될 정도의 위험한 시도로 보였다.

실제 '엄복동'이란 인물에 대해서도 논란거리가 많지만 영화가 너무 짜치니 영화를 보고나면 실존 인물에 대한 논란은 끼어들 틈도 없다.

국뽕조차 차오르지 않는 조악함에 한숨만 나올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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