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땅'을 보고

twdus1 0 2,208 2016.01.18 21:35
오랜만에 남편과 함께 종로에 있는 옛 서울극장에서 '거미의 땅'을 보고왔습니다.
러닝타임이 길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길었습니다.
첫 장면부터 시작되는 엉클어진 숲이나 예전의 동네 골목, 식당, 음향 등 바로 눈앞에서 보는 듯이 모든 것이 리얼하게 다가왔습니다.
햄버거 집에서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등장하는 여성분들의 독백 또는 짦은 대화는 '거미의 땅'을 이해하기에는 조금은 부족한 듯 했습니다.

개미처럼 일하고 거미처럼 살다 간 그 여성들을 보면서, 과연 저러한 삶을 살아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비참하게 느껴졌으며,분단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부끄러운 역사의 한 구석을 본 듯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 여성들의 삶을 이해시키기 위해, 그들의 거미의 삶을 보여주기에는 어두운 장면이나 이해할 수 없는 연속적인 행동이 거슬리기도 하였습니다. 도중에 일어나는 관객이 제법 많았던 것도 아마 이런 이유일 것입니다.

좀더 인터뷰 내용을 많이 삽입하거나, 현재 그들의 삶을 재조명 해주었다면, 관객의 호기심을 의구심을 풀어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암튼 제법 추운 날씨였지만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을 생각하면 아직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안고 가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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