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내 솔직한 후기가 명예훼손받은 건에 대하여

눈팅족 입니다.

2025년 4월 10일...

퇴근 후 광어회에 소주 한잔이 간절하던 늦은 저녁.

아내에게 자연스럽게 "한잔 할까?" 말을 건넨 뒤,

아주 자연스럽게 배달앱을 켰습니다.

수많은 횟집들 중,
지난번 먹어봤던 곳이 떠올랐습니다.
별다른 곁들임 없이 ‘회’만 담백하게 주던 그곳.

그럭저럭 괜찮았기에, 다시 주문을 넣었습니다.

30분쯤 지났을 무렵,
배달 지연 알림이 떴습니다.
상관없었습니다.

소주 한잔의 행복이라면 1시간도 기다릴 수 있죠.
오늘은 '진격의 거인' 보는 날이기도 했으니까요.

1시간 뒤,
현관문 너머 '쿵쿵쿵'?
설레는 소리에 맨발로 달려나갑니다.
기행종 마냥 팔 벌려 광어를 영접하러...

포장지를 뜯고

의자에 앉아 TV를 켜고 오프닝을 듣고

"신조오 사사게요"

영접할 준비를 끝냈다.

이제 한 점.

[물렁~]

입에 닿자마자 느껴지는 이질감.

(갸우뚱)

초생강, 간장을 바르고
한 점 더 집어보았지만

[푸서석]

한점을 다시 집어보는데.... 충격적이다..

회가 문드러진다..

비린내와 함께 무너지는 회살..

아무리 봐도 생선이 ‘살아있던’ 느낌이 아닙니다.
이건 냉동이었다가 해동된, 그 특유의 흐트러짐.

대나무잎 아래 깔려 있던 아이스팩은 여전히 얼어 있고,
살점은 거기 붙어있었습니다.
이건 오늘 떠낸 회가 아니라,
구석에 방치되다 꺼낸 회였던 겁니다.

화가나지만 가게에 전화를 걸어보았습니다.

그 시간 오후9시27분

심야영업을 한다던 그 가게는

[금일 오후9시 부터 새벽5시까지 영업종료]

라는 문구가 뜨면서 전화를 받지 않는것이 아닌가?

고객센터에 문의를 넣었더니 돌아오는 답변이

"오늘 들어온 생선으로 싱싱하게 회떠서 보냇다"라고

아쉬운마음을 담아서 배민에서 [3천원 쿠폰]을 준다는 어이없는 답변

더 황당한 건,
다른 후기들에선 “그냥 쳐먹으라”는 막말까지 있었다고 하네요.

내가 원하는건 환불..

몇점 먹어서 못해준다 하면 사과라도 받고싶었습니다.

3만8천원에 하루 일과를 마무리 하면서

소주한잔 하려는 내 욕심이 컷던것 인가....

항상 나쁜 후기를 안주고 그냥 두번다시 안시켜먹어야지 하는데

업주가 미안하는 말 한마디 없이

"정상적인 회" 라면서 회피를하고, 전화를 안받고 

심지어 가게문을 닫아버린점이 너무 어이없었죠

음식을 모조리 버리고

다음 피해자가 안나오기를 바라며 후기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4월11일 출근길에 울리는 핸드폰

배달어플에서 카카오톡이 왔다.

업주가

내 후기를 신고했다고

'명예훼손' 으로...

사무실에 앉아 어제 내가 쓴글을 읽어보았죠

조롱한 느낌이 있긴하지만

그렇다고 욕을 쓴것도 아니라 괜찮다 생각했는데

퇴근후 소주한잔이 욕심이었나....

‘명예훼손’이라는 말이 붙는 이 상황이…
더 씁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