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her] 영화 정말 아름다웠어요!
certoong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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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23 20:03
우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영화였다고 하고 싶네요.^~^
주인공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 역)는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쓸쓸히 살아가던 정말 외로운 사람이었지요...
그는 많은 사람들의 편지를 멋지게, 다정하게, 로맨틱하게 대필해주지만 스스로는 그러한 감정을 표현할
어떤 사람도 대상도 없는, 마치 외딴 섬에 갇힌 삶을 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는 불특정 다수와 대화하고자 채팅에 접속하기도 하고, 친구 커플을 보며 씁쓸한 미소를 짓기도 합니다.
그가 컴퓨터에 접속하며 사람들로 가득한 광장을 홀로 걸어가는 뒷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네요.
그런 그가 사랑스런 OS의 '목소리' 사만다(스칼렛 요한슨 역)에게 빠져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아요.
달콤하게 자신의 안부를 물어주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감정을 교류하는 컴퓨터..!
마치 트랜센던스의 죠니뎁 컴퓨터를 연상하게 하네요:)
그런데 영화 그녀에서 인공지능 컴퓨터 OS는 트랜센던스의 인간 컴퓨터처럼 세상을 지배하려기보다는
외로운 한 인간과의 감정 교류와 그에 따른 세상의 확장, 즉 성장을 갈구합니다.
그리고 외로운 테오도르는 곧 OS를 사랑하고, 그녀와 사귀게 되는데요.
솔직히 컴퓨터와 사귄다는 아이디어에 혀를 차는 사람도, 놀라는 사람도 많았으나 저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는 흔히 얼굴도 보지 못한 사람과 대화만으로도 쉽게 사랑에 빠지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감정을 가진 사만다가 인간 흉내를 내는 컴퓨터로 보이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하나의 인격체,
마치 테오도르와 전화통화를 나누고 있는 어떤 '여성'으로 느껴지더라구요.
그들이 나누는 섹스는 정말 세상을 초월한 무언가의 경지에 있더군요.
제게는 몹시 놀라운 장면이었는데...
이전까지 다른 영화들이 정의해온 단순한 '사랑'의 정의를 훨씬 벗어나는 범주에 있는 사랑과 그에 대한 색다른 표현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 영화 <그녀>지요.
이들은 보통의 연인들처럼 서로 다투기도 하고, 화해도 하고, 서로의 입장에서 생각도 해주며,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그들이 함께 부르던 노래 "The Moon Song"이 사만다 역의 스칼렛 요한슨이 직접 부른거라던데,
아름다운 배경과 잘 어울리며 그들이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 너무 좋았네요.^^
그뿐만 아니라 사만다가 즉석으로 지어서 테오도르에게 들려준 피아노 곡 등 모든 OST가 달콤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고 너무 좋았던 기억이 :D
마지막으로 테오도르가 사만다에게 고백했던 이 대사가 기억이 나요.
"당신을 만나기 전에 나는 더는 새로운 것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 모든 감정을 이미 다 느껴보았다고.."
그러나 그는 사만다를 통해 이전까지는 느껴보지 못했던 색다른... 감정과 경험을 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는 사만다와 함께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듯이 외로움을 이겨내고 성장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그의 떠나간 아내가 테오도르에게 말했던, 그가 가지지 못하고 있다던 "진정한 관계"를 그들은 정말 서로 나누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영화는 또 다른 성장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한층 자란 테오도르가 너무 부럽더군요.^~^
이 영화는 쓸쓸한 우리의 미래 모습이기도 하다고 생각해요.
컴퓨터의 발전에 따라 점점 각자의 세상 속에 갇히고 쓸쓸해질 우리...
그래도 또 그 컴퓨터 안에서 새로운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아름다운 성장이 아닐까요?
영화 전체적인 색감도 너무 아름다웠던 영화 그녀,
외로움을 느끼시는 분들, 삶이 단조롭고 답답하신 분들께 추천드려요 ;)
좋은 기회 주신 씨네 21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