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개똥벌레

kosh1 0 2,907 2014.12.29 23:59
AYAF에서 이끄는 공연예술계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예술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연극 개똥벌레.

연극을 검색하면, 대학로에 입성한 아티스트, 예술에 대한 자세, 서로의 이야기와 토론, 비난
등 예술의 상업적 측면 때문에 갈등하는 아티스트의 이야기라고 나옵니다.

그런데, 실제로 연극의 내용은 홍보 자료와 조금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아버지 없이 월세방에 살고 있는 한 가족.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 뮤지컬을 제작하는 아들,
대학입학을 위해 삼수, 사수를 하고 있는 딸..
어머니는 돈 안되는 연극(어머니는 연극과 뮤지컬이 둘다 돈이 안된다면 동일시함) 그만하고
앞가림 하라고 아들에게 늘 잔소리를 하고, 딸에게는 수능공부 그만하고 취업하라고 말합니다.

아들은, 돈 안되는 연극은 그만두고, 스타성 있는 배우를 내세운 뮤지컬을 제작하여 꽤 인정받고
있지만, 식당일 하는 어머니에게는 생활비 한번을 드리지 않죠. 그렇지만,
본인은 여배우들과 술마시며 놀고 심지어 후배의 여자까지도 주인공배역을 미끼로 유혹합니다.

그 외에도 어릴적 성폭행을 당한 여동생,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 딸 대학 등록금을 위해
노래방 도우미를 하는 어머니에 대한 자잘한 에피소드등, 하나하나 모두 너무 무겁고
대사들이 불편하기까지 합니다.

예술계라는 곳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 연극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티스트의 이야기라기보다, 그냥 한 가족의 이야기 같습니다.
예술에 대한 고뇌를 말하고자 한다면, 지나치게 자세한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에 대한 스토리는 좀 줄이고 배우들의 이야기를 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미션 없이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공연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곤하기도 하구요.

쉼없이 연기한 배우들에게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지만,
공감대가 부족한 스토리는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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