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kbyungk
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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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9 02:40
솔직히 말하겠다.
보고 나서 머리를 세게 한방 맞은 느낌이 들었다.
감동과는 또 다른 놀람과 전율이라고나 할까?
하여간, 정말 엄청난 것을 봤다.
직접 보기 전에는 절대로 믿을 수가 없다.
영국의 연극을 카메라에 담아서 전 세계에 보여주는 방식의 새로운 연극영화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연극은 현장에서의 느낌이 중요한데, 과연 카메라에 담아서 그 감동을 전달할 수 있을까? 영화에서 카메라의 테크닉과 편집, 음악, 등 기술력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사실 별다른 기대가 없었다. 그러나, 정말 놀랄 만큼 연극의 생동감을 과장 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기술이나 편집이 아닌, 그냥 연기와 배우를 카메라에 담았는데, 완벽함을 느꼈다.
만약, 현장에서 직접 연극을 봤다면, 그 에너지에 졸도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극은 무려 두 시간이나 하는데, 한 십분 정도 보고 나온 것처럼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솔직히 아서 밀러의 원작이 그렇게 재밌지는 않다. 그러니까, 스토리도, 편집의 기술도 아닌, 배우들의 연기와 절묘한 무대, 정말 단순한 음악만으로 두 시간을 넘치도록 채웠다. 솔직히 보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이런 연기, 이런 연출, 이런 무대에서 이런 감동이 가능하다니.
특히, 무대는 정말 단순하다. 단순한데 절묘하게 만들어졌다. 큰 집 거실만한 규모도 안 되는 작은 무대다. 특수효과도 움직이는 것도 없다. 검은 색 배경에 정말 아무 것도 없는 공간에서 여덟 명의 배우들이 뿜어내는 연기력은 실로 믿어지지가 않을 정도로 엄청나다.
화두를 무색하게 하는 선(禪)의 경지다.
처음에는 얼마나 자신이 있길래, 연극을 찍어서 전 세계에 보여줄 생각을 할까 싶었는데, 보고나니 그 자신감은 차원을 넘어섰다는 우월함의 표현이었다. 이 느낌을 말로 정확하게 전달할 수 없다는 것 안타깝다.
새로움과 놀라움을 경험하고 싶다면, 기존의 상식과 관념에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면, 차원이 다른 지적인 자극이 필요하다면, 꼭 보시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