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 시사회 후기

gboogie 0 1,547 2016.09.27 23:02

어제 저녁에 아수라를 보고 왔습니다.

나쁜 경찰이 더 나쁜 사람을 잡거나 (공공의 적) 나쁜 경찰이 더 나쁜 사람들에게 당하는 (부당거래)

영화들에서는 그래도 덜 나쁜 주인공이 있어 몰입을 해 가며 봤던 것 같은데요.

아수라는 다들 몰입이나 공감의 여지 없이 나쁜 사람들만 나오는 점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사다리 아래쪽에서 속마음을 직접 들려 주는 미남 한도경(정우성)에게 조금 공감의 여지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다들 나쁜 사람들이었어요...

입체적인 인물이나 수싸움의 긴장감은 거의 없지만 평면적이라고는 해도 엄청나게 나쁜 사람들이 엉켜서

서로 죽이려고 드는 걸 가까이에서 보여 주는 영화이고요.

한 영화의 악역을 충분히 해낼 만한 인물들이 여럿 나오니 진이 빠지기도 하는데요,

달콤한 인생 백사장이 출세해서 시장이 되어 범죄와의 전쟁 조검사와 붙는 와중에

부패경찰, 악당 새내기, 깡패 못잖은 검찰조사원, 약쟁이 등이 얽혀서 서로 괴롭히는 꼴이랄까요.

(배우들의 열연이 대단한데 이전 영화 속 인물들과 비슷하기도 했어요.)

얻어 터진 얼굴로 차를 몰고 달리는 한도경을 보며 김성수 감독의 초기작 비트가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추격 장면은 CG인가 싶을 정도로 독특한 카메라 움직임이 돋보였습니다.)

서로를 죽도록 괴롭히는 악당들의 모습을 불에 뛰어드는 나방마냥 가까이 바라보는 영화였던 것 같아요.

어둡고 폭력적인 악당들의 지독한 이야기에 관심 있으시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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