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사라진 사람들

qmoonp 0 2,279 2016.02.29 17:52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염전노예사건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알고 있던 나는 사람이 사람에게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라는 마음과 복잡스런 생각은 있었지만 내 이웃이 아닌 먼 이웃에게나 있을 법한 일인 듯 왠지 한 걸음 물러난 시점으로 바라보는 일반인 중 한사람이었다

카메라의 앵글의 위치는 괜찮았으나 긴장감과 현장감을 표현하려는 듯 흔들흔들 거리는 촬영기법에 몰입하려는 나의 머리는 빙빙도는 듯 했다
어지러움을 계속 수반한 채 영화에 집중하려는 건 생각보다 유쾌하지 않았지만 반전의 결과로 머리를 훅 내리치는 듯 하여 잠시 멍~~

아아~~어지럽다 어지러워 하면서 바라보는 스크린을 잠시 좀 멀리 바라보는 듯 거리를 두려고 생각하니 그 어지러움을 일부러 관객들에게 쭈욱 느끼기 위해서 연출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온한 듯 영화관람하는 이들의 마음도 이렇듯 하루에 수십번,수백번 아니 수천, 수만번은 어지러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섬, 사라진 사람들
우리의 각기 다른 형태의 마음이 바로 섬으로 표현한 것은 아닌지?
약육강식의 사회에서 나보다 약자인 자에게는 강자로 군림하고 싶은 마음
안타까운 일을 당한 이를 만나면 못 지나치고 도우려는 마음
골치아픈 사건에 휘말리고 싶지 않으며 조용한 현상태가 유지되기를 바라는 마음
진실은 알지만 입 밖으로 소리내기엔 두렵고 나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다면 조용히 지내고픈 마음
자신의 죄를 들켰을 때 과오에 대한 인정과 죄책감보다는 그것을 알고 있는 이들의 대한 적개심과 분노, 악랄한 마음 등
등장인물들을 통해 우리들의 하루도 되돌아보면 찰나 속에 수만번 마음이 바뀌는 것...

실화를 통해 들여다본 우리들의 마음도 사실 별반 다르지 않을 듯 하다
얄팍한 마음과 아름다운 마음을 사이코패스처럼 오가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우리들의 감정은 대부분 평온한 듯 보여진다
마치 평소에는 나쁜(평온하지 않은 상태-욱하거나, 화나거나, 질투 등등 ) 감정이 없다는 듯...
(물론 선한 사람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을지도 모르지만..그래도 수행하는 인간이라면 소소한 감정이 올라오긴 할 듯)
올바른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감정과 행동이 ....
올바른 마인드 컨트롤이...

그리고 눈에 보여지는 것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무서운 사실도 다시한번 느낀다
반전의 결과 범인을 보면서 세상을 살아가면서 짓밟히고 있는 약자(?)가 이미 약자가 아닌 무서운 사람일수도 있고 짓밟히고 짓밣히다가 약자도 두려운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실화를 통해 염전 노예사건과 인간 내면의 세계를 같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영화로 왠만하게 어지럼증을 느끼지 않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영화의 완성도는 괜찮으나 어지럼증으로 인해 완성도를 저평가할 수 있을 수 있으니
빈혈이나 멀미를 자주 하는 이라면 멀미약을 먹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완벽한 해결책은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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