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이상이었던 영화 '소꿉놀이'

moon1000000 0 2,114 2016.02.28 08:39
결혼을 앞둔 나에게는 그야말로 '신세계'로 보여진 영화다.
다른 의미의 신세계라는게 문제지만..
마냥 행복하고 샤방샤방할 것 같던 신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를
갓 임신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순수한 소녀이자 엄마가 된 여자의 입장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불러오는 배가 마냥 신기하기도 하고, 무섭고 당황스럽기도 하고, 아프고 우울하기도 하며
아이를 낳고 행복하고 사랑스러워 하는 것 역시 보여지지만 그것은 정말 단편적인 부분이고
애가 울고 엄마는 힘들고, 애가 토를 하고 아빠는 힘들고, 애가 똥을 싸고 부모는 힘들고
정말 '현실육아'의 모습을 내비친다.

그리고 친정과 시댁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에 괴로워하는 모습들.
정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시월드'의 모습
본인 집안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라고 느끼는 남자들에게,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속상함을 일깨워주는 착한 다큐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예비신랑과 손을 잡고 영화를 지켜보는데
화가 나기도 하고, 웃음이 나기도 하고, 함께 재밌어 하기도 하면서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었다며
앞으로의 결혼생활에 대해 마냥 구름 잡는 뜬 소리가 아닌,
조금 더 디테일하고 현실적인 부분들에 대해 고민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 준
소중하고 고마운 영화였다.

그리고 연출이 있더라도, 가족들의 모습이 공개되고
그 성격과 성향이 드러날 수 밖에 없는데 출연과 상영을 허락해 준 시어르신과 남편도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정말 이들의 결혼을 몰래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아 미안하고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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